안녕하세요, 정보 보안의 최전선에서 벌어지는 변화들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여러분! 오늘은 어쩌면 SF 영화에서나 나올 법 했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소식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바로 ‘양자컴퓨터’와 그것이 우리의 ‘암호’ 체계를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이 양자컴퓨터를 이야기하면 ‘아직 먼 미래 기술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저 역시 그렇게 느꼈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들을 접하며, 이 기술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인터넷뱅킹, 온라인 쇼핑, 심지어 국가 기밀 통신까지 보호하는 ‘암호’가 위험에 처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마치 조용히 다가오는 쓰나미처럼, 양자컴퓨터의 암호 해독 능력은 사이버보안 분야에 전례 없는 대혼란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상상 이상의 속도로 발전하는 양자컴퓨터의 암호 해독 능력
양자컴퓨터가 암호 해독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 덕분입니다. 1994년 수학자 피터 쇼어에 의해 처음 제시된 이 알고리즘은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공개키 암호화 방식, 특히 우리가 널리 사용하는 RSA 암호를 매우 효율적으로 해독할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증명했습니다. 기존 컴퓨터로는 수억 년이 걸릴 계산을 양자컴퓨터는 훨씬 짧은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다는 것이죠.
처음 쇼어 알고리즘이 나왔을 때는 이를 구현하기 위한 양자컴퓨터의 성능이 너무나도 미미했습니다. 필요한 큐비트(qubit: 양자 정보의 기본 단위) 수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예상되었기에, 현실적인 위협으로 여기는 사람은 소수였습니다. 2012년만 해도 RSA-2048 암호를 해독하려면 약 10억 개의 큐비트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었죠.
하지만 기술 발전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했습니다. 최근 구글 퀀텀 AI 연구팀의 발표는 이 위협이 얼마나 빠르게 다가오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무려 100만 개의 ‘노이즈 큐비트’만으로도 일주일 안에 RSA-2048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2019년에 구글이 예상했던 필요 큐비트 수의 2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은 단순히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것 외에도 다양한 기술적 혁신 덕분입니다. ‘근사 모듈러 지수화 알고리즘’이나 ‘계층적 오류 정정 기술’, 그리고 ‘매직 스테이트 배양 기법’ 등 양자 오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필요한 계산 자원을 줄이는 기술들이 등장하면서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가능성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도 몇 년 전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먼 미래의 연구 과제’에서 이제는 ‘당장 대비해야 할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Store Now, Decrypt Later, SNDL)’의 그림자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단순히 미래에 주고받을 정보만 위험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민감한 정보들이 RSA와 같은 기존 암호 알고리즘으로 암호화되어 인터넷을 통해 전달되거나 서버에 저장되고 있습니다. 문제는 적대적인 국가나 해킹 조직들이 이미 이러한 ‘암호화된’ 통신이나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Store Now, Decrypt Later, SNDL)’ 리스크의 핵심입니다. 지금 당장은 해독할 수 없더라도, 나중에 양자컴퓨터 기술이 충분히 발전하여 기존 암호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되면, 과거에 수집해 두었던 암호화된 데이터를 모두 해독해 버릴 수 있다는 무서운 시나리오입니다.
국가 안보와 관련된 기밀 정보, 기업의 핵심 기술 정보, 개인의 금융 및 의료 정보 등 장기적인 기밀 유지가 필요한 모든 데이터가 이 SNDL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현재 안전하다고 믿는 암호화 통신조차도, 미래의 양자컴퓨터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그 내용이 드러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참여했던 한 보안 컨퍼런스에서도 이 SNDL 리스크는 가장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미 공격자들은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양자 위협은 언제 현실이 되며, 업계와 기관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나?
그렇다면 양자컴퓨터가 현재 암호 체계를 무력화하는 시점은 언제쯤으로 예상될까요? 전문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생각보다 빠르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IT 자문 기관인 가트너의 부사장 애널리스트는 이미 2029년까지 양자 컴퓨팅이 현재의 비대칭 암호(RSA 등)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구글 연구진 역시 2030년까지 100만 큐비트 양자컴퓨터로 RSA-2048 암호 해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여러 가정을 기반으로 한 예측이지만, 기술 발전 속도를 고려하면 매우 현실적인 타임라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불과 6~7년밖에 남지 않은 미래입니다.
이러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양자 후 암호화(Post-Quantum Cryptography, PQC)’ 또는 ‘양자내성암호’라고 불리는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 개발 및 표준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안전한 새로운 암호를 미리 개발하여 기존 암호 체계를 대체하자는 것이죠.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수년 전부터 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 공모 및 표준화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최종 표준 알고리즘들을 발표했습니다. 구글은 이미 NIST가 승인한 알고리즘 중 하나인 ML-KEM을 자사의 크롬 웹 브라우저와 내부 시스템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웹 트래픽, VPN, 메신저 등 일상적인 통신 보안에 양자내성암호를 도입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NIST는 더 나아가 양자 컴퓨팅에 취약한 기존 암호 알고리즘을 2030년까지는 사용 중단하고, 늦어도 2035년까지는 완전히 제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각국 정부 기관들도 민감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양자내성암호 도입을 시범적으로 추진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사이버보안 혼란을 막기 위한 기업과 조직의 현실적인 과제
양자내성암호로의 전환은 단순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문제가 아닙니다. 조직의 IT 인프라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고 복잡한 변화를 요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제가 다양한 기업들의 보안 시스템을 경험하며 느낀 것은, 암호 시스템은 생각보다 깊숙이, 그리고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업과 조직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현실적인 과제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암호 자산 맵핑 및 관리: 조직 내에서 현재 어떤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데이터, 그리고 하드웨어가 양자 컴퓨팅에 취약한 암호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특히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에 내장되어 있거나, 수십 년간 장기 사용을 전제로 설계된 디지털 서명 키와 같은 부분은 전환에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마치 집을 리모델링하기 전에 어디에 배관이 있고 전선이 지나가는지 파악하는 것과 같습니다.
- PQC 로드맵 수립: 암호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전환 과정은 예상보다 훨씬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모든 시스템과 데이터를 새로운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기 위한 단계별 계획, 즉 구체적인 로드맵을 지금부터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특히 레거시 시스템이나 하드코딩된 암호 알고리즘을 포함하는 인프라는 특별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 기술 평가 및 테스트: 새로운 양자내성암호 알고리즘은 기존 암호와 성능, 크기 등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조직의 특정 환경과 애플리케이션에 가장 적합한 알고리즘은 무엇인지 평가하고, 실제 환경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 호환성 문제나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 벤더와의 협력: 조직은 다양한 IT 시스템과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시스템 및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양자내성암호 전환 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벤더가 PQC 지원 로드맵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해당 시스템의 교체나 대안 마련도 고려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인식 제고 및 교육: 많은 조직의 의사결정권자나 실무자들이 양자 위협을 아직 먼 미래의 일로 여기거나, 그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직 전반에 걸쳐 양자 위협과 PQC 전환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 기술 및 절차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여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전환 시기를 놓쳐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알려야 합니다.
결론: 지금이 바로 양자 위협에 대비할 시간
양자컴퓨터의 암호 해독 능력은 더 이상 이론적인 이야기가 아닌, 우리 사이버보안 체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현실적인 위협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트너나 구글의 예측처럼 2030년 전후로 양자컴퓨터가 실용적인 암호 해독 능력을 갖추게 된다면, 현재의 암호 시스템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게 됩니다. 특히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 리스크는 과거의 데이터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물론 양자내성암호로의 전환은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입니다. 하지만 NIST가 제시한 2030년 사용 중단, 2035년 완전 제거 로드맵을 감안하면,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으면 전환 시기를 놓칠 수밖에 없습니다. 암호 자산을 파악하고, 로드맵을 수립하며,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고, 벤더와 협력하며, 조직의 인식을 높이는 모든 과정이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합니다.
양자컴퓨터 시대의 사이버보안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길은 명확합니다. 바로 양자내성암호로의 안전하고 계획적인 전환입니다. 미래의 위협에 오늘부터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감사합니다.
FAQ
Q1. 양자컴퓨터가 정말 현재 암호를 해독할 수 있나요?
A1. 네, 이론적으로는 가능합니다. 특히 쇼어 알고리즘을 사용하면 현재 널리 쓰이는 RSA와 같은 공개키 암호를 효율적으로 해독할 수 있음이 증명되었습니다.
Q2. RSA 암호를 해독하는 데 어느 정도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필요한가요?
A2. 최근 구글 연구에 따르면, 100만 개의 노이즈 큐비트를 가진 양자컴퓨터가 일주일 작동하면 RSA-2048 암호를 해독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필요한 성능 수준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Q3. ‘지금 저장하고 나중에 해독(SNDL)’ 리스크는 무엇인가요?
A3. 현재 암호화되어 저장되거나 전송되는 데이터가 미래에 양자컴퓨터가 등장했을 때 해독될 수 있는 위험을 의미합니다. 공격자들이 이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Q4. 양자컴퓨터가 암호를 무력화하는 시점은 언제쯤으로 예상되나요?
A4. 가트너는 2029년, 구글 연구진은 2030년경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향후 10년 내외로 보고 있습니다.
Q5. 양자내성암호(PQC)는 무엇인가요?
A5. 양자컴퓨터의 공격에도 안전하게 설계된 새로운 암호 알고리즘들을 통칭합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Q6. NIST는 양자내성암호 전환에 대해 어떤 권고를 하고 있나요?
A6. 취약한 기존 알고리즘을 2030년까지 사용 중단하고, 2035년까지 완전히 제거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Q7. 기업이나 조직은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A7. 현재 사용하는 암호 자산을 파악하고, PQC 전환 로드맵을 수립하며, 새로운 알고리즘 테스트, 벤더와의 협력, 조직 내 인식 제고 등이 필요합니다.
Q8. PQC 전환은 왜 시간이 오래 걸리나요?
A8. 단순히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아니라, 다양한 시스템, 애플리케이션, 하드웨어에 내장된 암호 모듈까지 광범위하게 변경해야 하므로 복잡하고 대규모 작업이기 때문입니다.